설교문
“K Theology” - 2026학년도 1학기 개강예배
- 작성자
- 부속실
- 등록일
- 2026-03-05 20:59:33
- 조회수
- 157
- 첨부파일
“K Theology”
2026.03.03.
2026학년도 감리교신학대학교 개강예배 설교
말씀: 마태복음 11:12
설교자: 유경동 총장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여러분 가운데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감리교신학대학교의 학생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한 선배들이 일곱 분 계셨습니다. 이는 우리가 지금 공부하고 있는 이 학교가 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진 공동체였는지를 보여주는 사실입니다.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에는 수많은 선배들의 기도와 헌신이 담겨 있습니다. 독립을 위해, 민주화를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복음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쳤던 믿음의 선배들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이 거룩한 자리에 서 있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 앞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년은 감리교신학대학교가 개교 14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감리교신학대학교의 초대 학장이셨던 아펜젤러 선교사님이 심은 작은 씨앗이 어느덧 140년의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저는 교수님들과 함께 기도하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40년이라는 시간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처음에는 겨자씨와 같이 작은 씨앗이었지만, 140년이 지난 지금 그것은 거대한 숲이 되었습니다. 한 알의 씨앗이 140년의 숲이 된 것입니다. 오늘날 감리교회는 수많은 교회와 공동체로 확장되었고, 감리교신학대학교를 비롯해 협성대학교와 목원대학교와 같은 신학 교육 기관들이 세워졌습니다.
오늘날 세상은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의 위기라는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역사하고 계십니다. 베드로전서 말씀처럼 복음의 궁극적인 사명은 영혼 구원입니다. 세상의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지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우리에게 복음을 맡기시고 이 시대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지금 세계의 현실을 보면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참상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기독교가 어떤 응답을 해야 하는지, 신학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고민하며 몸부림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교수님들과 함께 아시아와 미국의 여러 대학과 교회, 그리고 동문 공동체를 방문하면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많은 신학교에서는 더 이상 신학생들이 오지 않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한국에 있는 감리교신학대학교가 무엇인가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요청을 듣기도 했습니다. 아시아의 여러 지역에서는 많은 청년들이 교회로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할 신학 교육의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도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곳곳에서 감리교신학대학교가 와서 신학 교육을 도와주기를 바란다는 요청을 듣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K-Pop과 K-Culture라는 말로 상징되듯 한국 문화가 전 세계를 이끄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질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우리가 붙들어야 할 신학은 무엇인가. 감리교신학대학교다운 신학, 곧 새로운 140년을 향해 나아갈 K-Theology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이렇게 말합니다. “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마11:12) 이 본문의 말씀을 통해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하나님 나라와 관련된 세 가지 신앙의 본질, 우리가 나아가야할 신학의 본질, 곧 K-Theology의 세 가지 의미를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케리그마(Kerygma) – 하나님 나라의 선포
오늘 본문 말씀에 따르면 하나님 나라는 전쟁터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단순한 사상이 아니라 선포된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도 한 문장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마3:2) 이 선포는 역사를 흔들었습니다. 바로 이 선포 때문에 세례 요한은 감옥에 갇히고 예수님은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신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함이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기 위함입니다. 복음은 문화적 장식이 아니라 세상을 뒤흔드는 하나님 나라의 선언입니다. 간절히 바라기는 감리교신학대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복음을 담대하게 선포하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둘째, 케노시스(Kenosis) – 자기 비움의 방식
빌립보서 2장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빌2:7) 하나님 나라는 세상의 방식으로 확장되지 않습니다. 힘이 아니라 섬김으로, 지배가 아니라 자기 비움으로 이루어집니다. 신학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을 비워 가는 과정입니다.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를 모실 때, 우리는 포도나무와 가지처럼 하나님이 맺게 하시는 열매를 경험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신학대학에서의 공부는 자신의 야망을 채우는 과정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모시는 과정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카이로스(Kairos) – 하나님의 결정적 시간
세상은 힘의 논리로 움직입니다. 권력의 힘, 돈의 힘, 문화의 힘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다른 시간을 보여주십니다. 그것이 바로 카이로스, 하나님의 시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노라.”(요14:2)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모실 때, 그 순간이 바로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카이로스의 시간이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 나라는 지금도 역사 속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나라를 선포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십자가의 방식으로 자신을 비우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감리교신학대학교 140년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서 이루신 일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오늘 이 시대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고 계심을 믿으십시오. 하나님의 나라가 지금도 격렬하게 역사 속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그 나라를 붙드는 사람은 반드시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 이 믿음을 가지고 2026학년도 새 학기를 시작하는 보배로운 감리교신학대학교 학부와 대학원, 그리고 모든 공동체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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